13년 동안 함께했던 메졸리나 루프탑 텐트를 결국 폐기했다.
처음 이 텐트를 장착했던 건 13년 전, 내 첫 차였던 렉스턴이었다. 당시만 해도 루프탑 텐트는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다. 요즘은 캠핑장이나 여행지에서 루프탑 텐트를 단 차량을 쉽게 볼 수 있지만, 그때는 꽤 낯선 장비였다.
그래서 어딜 가든 차를 세우면 관심을 받았다.
“이게 텐트예요?”
“차 위에서 자는 거예요?”
“어디서 설치하셨어요?”
사람들이 한 번씩 물어보곤 했다. 그만큼 루프탑 텐트를 달고 다니는 차가 많지 않았고, 내 차 위에 올라간 메졸리나는 꽤 특별한 존재였다.


렉스턴에서 티구안까지, 한 번도 떼지 않았던 텐트
렉스턴에 장착한 지 1년쯤 지나 티구안을 구매했다.
차는 바뀌었지만 루프탑 텐트는 그대로였다.
그때부터 메졸리나는 거의 12년 동안 티구안의 머리 위에 올라가 있었다.
한 번 장착한 뒤로는 따로 떼어놓은 적 없이, 출퇴근을 하든 여행을 가든 낚시를 가든 항상 함께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차의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티구안 하면 자연스럽게 루프탑 텐트가 올라간 모습이 떠올랐고, 나 역시 그 모습에 너무 익숙해져 있었다.
메졸리나 루프탑 텐트가 좋았던 이유
메졸리나 루프탑 텐트의 가장 큰 장점은 옆으로 펼치는 방식이 아니라 위로 올라가는 타입이라는 점이었다.
보통 루프탑 텐트는 옆으로 펼쳐지면서 차보다 더 넓은 공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메졸리나는 위로 열리는 구조라서, 텐트를 펼쳐도 딱 차 크기만큼의 공간만 있으면 됐다.
그 덕분에 어디서든 편했다.
낚시를 가서 잠깐 쉬고 싶을 때도 좋았고, 여행 중 숙소를 따로 잡지 못했을 때도 부담이 없었다.
주차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바로 쉴 수 있었다.
숙소 걱정이 줄어든다는 건 생각보다 큰 장점이었다.
멀리 떠날 때도 “어디서 자지?”라는 걱정보다는 “일단 가보자”는 마음이 더 컸다.
메졸리나는 그런 자유로움을 만들어준 장비였다.
자동차 검사와 루프탑 텐트
2년마다 진행하는 자동차 검사에서도 그동안은 큰 문제가 없었다.
텐트를 달고도 검사를 받았고, 특별히 지적받은 적도 없었다.
그런데 2023년에 고속도로에서 루프탑 텐트가 떨어져 달리던 버스와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 사고 이후 관련 기준과 현장 분위기가 많이 엄격해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24년 검사에는 문제 되지 않았다. 그냥 말로만 끝나는건가 했다. 그런데 24년 내가 검사 받은 뒤부터 강회되었다는 것이다. 루프탑 텐트를 장착한 상태로 자동차 검사를 받으려면, 텐트를 떼어놓고 검사를 받거나 구조변경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정책이 그렇다면 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막상 선택하려니 고민이 됐다.
그냥 검사 때마다 떼어놓을까.
아니면 구조변경을 해야 할까.
아니면 중고로 정리할까.
오래된 텐트이기도 했고, 13년 동안 사용하면서 사용감도 꽤 많았다. 누군가에게 중고로 넘기기에도 애매했다. 결국 더 끌고 가기보다는 폐기하는 쪽으로 마음을 정했다.
용인 업체를 통해 폐기 처리
직접 처리하기에는 크기와 무게가 부담스러웠다.
검색을 해보니 용인에 루프탑 텐트 탈거와 폐기 처리를 대행해주는 업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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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을 하고 방문했다.
오랫동안 차 위에 붙어 있던 텐트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묘했다.
그냥 오래된 캠핑 장비 하나를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떼어내는 순간에는 생각보다 마음이 이상했다.
13년 동안 정말 많은 곳을 함께 다녔다.
낚시터, 바닷가, 산, 캠핑장, 여행지.
때로는 숙소였고, 때로는 쉼터였고, 때로는 차 위에 올라간 작은 집 같은 존재였다.


텐트가 사라진 티구안
루프탑 텐트를 떼고 난 티구안을 처음 봤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색하다”였다.
차가 갑자기 작아진 것 같았다.
오랫동안 쓰고 있던 모자를 벗은 사람 같기도 했다.
분명 원래는 이 모습이었을 텐데, 너무 오래 텐트가 올라가 있던 탓인지 오히려 텐트 없는 모습이 낯설었다.
13년 중 12년을 티구안 머리 위에 있었던 텐트.
그 시간이 사라진 자리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다.
시원섭섭한 이별
사실 폐기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이제 정리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컸다.
오래됐고, 관리도 쉽지 않았고, 검사 문제도 신경 써야 했다.
그런데 막상 보내고 나니 마음이 완전히 가볍지만은 않았다.
시원하기도 했다.
이제 검사 때마다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오래된 텐트를 계속 관리해야 한다는 부담도 줄었다.
하지만 섭섭하기도 했다.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함께한 물건에는 단순한 물건 이상의 기억이 남는다.
메졸리나 루프탑 텐트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다.
첫 차 렉스턴에서 시작해 티구안과 함께 전국을 다녔고, 어디서든 쉬어갈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어줬다.
이제 차 위에는 텐트가 없다.
하지만 그 텐트와 함께했던 시간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13년 동안 고마웠다.
나의 오래된 루프탑 텐트, 메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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